*아래는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기업 부칼라팍의 라흐맛 카이무딘 CEO의 기고문입니다. 기사 원문과 국문 버전은 아래 링크를 참고바랍니다.
라흐맛 카이무딘(Rachmat Kaimuddin)
라흐맛 카이무딘은 인도네시아 유니콘 스타트업 부칼라팍(Bukalapak)의 대표이다. 그는 공학, 경영 컨설팅, 금융기관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경험한 경영자다. 부칼라팍은 4백만 중소기업 판매자와 7천만 월간 사용자를 보유한 동남아시아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한–아세안센터와 매경미디어그룹이 공동 주최한 제5회 아세안 기업인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
우리가 아는 세상은 여러 변화를 거쳐왔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세 번의 위기를 겪었다.
첫 번째 위기는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맞물려 발생했던 인도네시아의 정치적 혼란이었고, 두 번째 위기는 내가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했을 무렵 닥쳐왔다.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내가 맞닥뜨린 취업 시장은 한창 닷컴버블의 붕괴로 휘청이고 있었다. 다행히도 보스턴에서 일자리를 구했지만, 출근 이틀 째에 9.11 사태가 터졌다. 세 번째 위기는 2008년, 내가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마무리하던 시점에 일어났다. 채권시장에 대해 배우던 중, 모기지 채권 사태가 세계금융위기를 초래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 각국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을 때, 나는 이것이 또 한번의 심각한 위기가 될 것임을 직감했다. 2020년초부터 지금까지 진행중인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수많은 사람들의 계획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고, 세계 각국 경제의 침체를 불러왔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번 위기는 기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코로나는 나이를 막론하고 위험한 바이러스지만, 그 위험성이 한편으로 생존이라는 명목 하에 인간이 가진 한계를 성공적으로 확장시키기도 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내가 인생에서 세 번의 위기를 겪으며 얻은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항상 전진하고 발전함으로써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위기는 비단 생존 가능성을 넘어 적응력에 더 큰 중점을 두게 한다. 각자가 처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열린 마음을 유지하며 자기 앞에 놓인 일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때이다.
생존의 미학은 바로 여기에 있다. 생존을 위한 노력은 그 주체를 변화시키고 진화시킨다. 이것이 바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 수개월 간 내가 관찰한 바이다. 지난 몇 개월간 중소 영세기업(MSMEs)들의 기술 도입 건수가 증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많은 기업이 지속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여러 디지털 채널과 플랫폼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이다.
위기 속에서 회복력과 강인함이 길러진다. 우리는 사물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선택과 마주하기 마련이고, 나는 항상 낙관적인 관점을 선택해왔다. 혼란 속에서도 우리는 수많은 긍정적인 면을 찾아낼 수 있다.
내가 얻은 또 다른 교훈은 항상 자신의 사명(mission)을 믿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개인이든 기업이든 항상 사명을 중심에 두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부칼라팍(Bukalapak)에도 중요한 사명이 있다. 바로 “모두에게 공정한 경제”를 창조하는 것이다. 우리는 기술이 접근성과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의 부담을 덜어주며, 사람들의 삶을 편리하게 만듦으로써 우리 사회를 변모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기술을 통해 기업들, 특히 중소 영세기업들이 사업을 영위하며 마주치는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시장 확대와 생산성 증대를 통해 그들의 실적을 개선하며, 사업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