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AN-Korea in the Post-COVID-19 Era: Cooperation in Producing VR Cultural Tourism Contents from the Perspective of Digital Humanities

Jieun Yoo and Myungjin Choi

Seoul National University

 

Abstract

In the face of the unprecedented crisis of COVID-19, the untact economy is emerging as a new normal and digital cooperation between Korea and ASEAN is getting more important. This paper deals with cooperation in producing cultural tourism contents using VR as a specific way of ASEAN-Korea digital cooperation in post-COVID-19 era. So we would present the potential and direction of VR cultural tourism, which can enhance socio-cultural connectivity through the combination of ASEAN-Korea technologies and rich culture while supplementing the limitations of the existing face-to-face travel. This paper suggests cultural contents for VR by dividing them into (1) local/national space types and (2) transnational space types, from a perspective on “Digital Humanities”. In particular, we focus on the new concept of “space” to emphasize humanities experiences through digital technology. Ultimately, we expect ASEAN-Korea to achieve ‘sustainable cooperation on the basis of reciprocity’ by co-producing new contents based on cultural similarities as well as experiencing the culture of each country mutually.

Keywords : ASEAN-Korea digital cooperation, VR tourism, Digital Humanities

 

  1. 서론

 

올해로 31년을 맞이한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 관계는 현재 전례 없는 황금기에 접어들었다. 한국과 아세안은 연례적으로 정상회의, 외교장관회의 및 정기 협의채널을 운영해 ‘3P(People, Prosperity, Peace)’ 기조하에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었고, 파트너를 넘어선 ‘동반자’ 관계를 굳건히 해왔다. 내년부터 추진될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 2.0’ 역시 이러한 성과를 입증하며 한-아세안 협력 관계의 밝은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경제의 경우, 지금까지 주로 1, 2차 산업이 중심이 되었던 협력 의제에 있어 새롭게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분야이다. 한국의 ICT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며, 아세안 역시 스타트업 주도의 디지털 경제 발전이 가속화되며 인터넷 경제 규모가 2025년 3,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Google & Temasek, 2019, p. 4). 이와 같은 디지털 경제의 중요성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며 더욱 강조되는 모습이다. 온라인 비즈니스, 언택트 소비·문화 등 비대면 산업이 뉴 노멀로 떠오르는 지금의 상황에서 한-아세안의 디지털 협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전략이 되었다.

이에 본고에서는 디지털 경제 중 ‘VR 관광’ 협력을 주제로 문화 콘텐츠를 제안하고자 한다. 주제 선정에 있어서 먼저 ‘관광 산업 및 협력이 한-아세안 양측에게 갖는 중요성’을 고려하였다. 2019년 개최된 ‘한·메콩 정상회의’에서 ‘문화·관광’은 7대 우선 협력 분야 중 하나로 선정되었으며, 한-아세안 센터 역시 ‘관광 활성화’를 우선 목표 중 하나로 설정해 산하에 ‘문화관광국’을 두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관광수입 의존도가 큰 아세안 국가들, 특히 GDP 대비 관광업 비중이 큰 캄보디아(26.4%), 필리핀(25.3%), 태국(19.7%)의 경우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게 되었다 (World Travel & Tourism Council, 2020).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코로나19로 관광업계가 6조원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바 있는 만큼, 언택트 경제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지금이야말로 관광업의 디지털화를 위한 적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VR 관광 협력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VR·AR은 과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로서 주목받았지만, 기기 보급 실패, 콘텐츠 부족 등의 이유로 대중화에 실패하며 시장이 정체된 실정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VR 산업이 다시 한번 유망산업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디지털 뉴딜’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정부는 지난 8월, VR과 AR 콘텐츠를 만드는 실감 콘텐츠 전문기업을 2025년까지 150개 육성하고, 시장 규모가 14.3조원으로 확대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0, p. 9). 수익성으로 인해 주로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위주로 형성된 VR 시장은 스타트업 중심의 경제 성장을 이루어온 아세안 산업 생태계의 특성과도 잘 어우러지기 때문에, VR은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계속해서 실효성을 갖는 ‘지속가능한 협력’의 주제이다.

아래 본론에서는 먼저 한-아세안 관광 협력의 역사 및 현황, VR 관광의 개념과 의의, 나아가 해당 분야에서 양측 ‘협력’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지 간략히 정의한다.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 VR 관광이 여행 내용, 즉 디지털 기술을 통한 인문학적 체험을 강조하는 ‘디지털 인문학’에 근거해야 하는 당위성을 3가지 이유를 들어 밝히고자 한다. 이러한 디지털 인문학은 한-아세안의 VR 관광을 기존의 그것과 차별화시키는 전략이 될 것이기에, 본고는 최종적으로 해당 관점에 기반한 VR 관광 문화 콘텐츠 협력을 제안하며 논의를 마무리하려 한다.

 

 

  1. 아세안 관광 협력

2.1. 역사 및 현황

 

한국과 아세안의 관광 협력은 주로 사회·문화 범주하에서 다루어져 왔다. 대표적으로 2009년 설립된 한-아세안 센터는 아세안 문화관광 자원의 국내 소개 및 콘텐츠 개발 협력 등을 통한 문화관광 교류 확대를 4대 목표 중 하나로 설정하여 문화관광 교류 및 관광 역량 강화를 위해 힘써왔다 (한-아세안 센터, 2020). 과거 한-아세안의 관광 협력 사업이 다른 분야에 비해 미흡하다는 지적이 존재하기도 했지만 (박효연 et al., 2014), 2018년 ‘한-아세안 관광역량강화 워크숍’에서 인적자원의 개발 협력을, 2019년 ‘한-아세안 문화관광포럼’에서 문화관광 협력안을 논의하는 등 한-아세안 협력 강화에 따라 관광 분야에서 역시 다변화된 주제의 행사들이 활발히 개최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관광산업 자체가 위기를 맞게 되면서, 한-아세안 또한 기존의 논의에 더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관광 협력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에 9월 8일 개최된 ‘한-아세안 관광 활성화 세미나’에서 한국과 아세안은 코로나19 이후의 관광 트렌드 변화를 분석하고 관광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해당 세미나에서 특히 관광업의 뉴 노멀로 강조된 부분은 ‘스마트 관광’이었다. 3AS(AI(미학지능), AIoT(지능형 사물인터넷), AR(증강현실))의 적극 활용과 한국과 아세안의 스마트 관광 스타트업들의 선제적 대응 성공 사례 등을 논의하며 관광 분야 디지털 협력의 필요성을 공언한 것이다.

 

2.2. VR 관광의 개념과 의의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이자 디지털 협력의 주제 중 하나인 VR은 Virtual Reality(가상현실)의 약어로, ‘컴퓨터로 만든 가상의 세계에서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 첨단 기술’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머리에 디스플레이 디바이스인 HDM을 장착함으로써 사용되며, 가장 큰 특징은 현실에 구애 없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실감의 세계에서 ‘몰입’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하진, 2010). VR은 상상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거나 시도하기 힘든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체험용 콘텐츠에 적합하다. 지금까지는 주로 게임, 의료, 항공·군사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되었지만, 특정 공간에의 방문과 몰입, 관광 대상과의 상호작용이 필수적인 관광 역시 VR로 구현하기에 유리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VR 관광은 보다 현실적이고 모험적인 것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3차원적으로 오감을 자극함으로써 인상적인 기억을 남길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게 된다.

특히 유·무형 문화를 체험하는 문화관광의 경우 VR 기술과의 접목이 용이하다. 관광객의 흥미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문화에 대한 감각적 체험 및 설명을 제공하고, 관광객들은 실제 가지 않은 장소에 간 것 같은 감각을 느끼며 온전히 집중해 문화 요소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세안문화원에서는 문화유산 디지털 복원과 아카이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VR 교육장에서 아세안 각 국의 역사적 유물 및 주요 문화 유적을 체험하도록 하는 ‘아세안 문화 전시 VR 코너’를 운영해 관광객들의 호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는 VR 기술이 효과적인 문화 체험 매개로 작용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며 VR 기술과 문화관광 간 친화성을 입증하는 사례이다.

 

2.3. VR 관광 협력 방안

 

그렇다면 VR 관광은 어떠한 방식으로 한-아세안의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개별 국가 단위에서 전 인류적인 가치를 지닌 각국의 대표 문화를 함께 콘텐츠화하는 것은 ‘2019년 한·아세안 특별문화장관회의’에서 합의된 상호 문화 이해 증진 및 문화유산 보존·활용 협력과 직결된다. 또한, 부산시에서 구축 중에 있는 ‘한·아세안 ICT융합 빌리지’의 사례와 같이 공동으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5G 기술과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임동식, 2020), 한-아세안 뿐만 아니라 아세안 국가들 간 기존 관광 교류를 활성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다 일원화된 관점에서, 한-아세안이라는 하나의 공동체는 ‘상호가 공유하는 문화·기억’을 관광 콘텐츠로 공동 창작함으로써 직접적 의미의 협력을 달성할 수 있다. 역사적 연결고리를 찾음으로써 아세안 역내 그리고 한-아세안 사회문화 분야 협력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다양한 문화가 녹아있는 질 높은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기존에 존재하던 각국 개별 문화를 함께 콘텐츠화’하는 것에서 나아가 ‘문화적 유사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콘텐츠 공동 제작’ 추진을 통해 한-아세안은 진정한 의미의 ‘상호 호혜적’ 협력을 실현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1. 디지털 인문학적 관점에서의 VR 관광

 

디지털 인문학은 “정보통신기술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방식으로 수행하는 인문학 연구와 교육, 그리고 이와 관계된 창조적인 저작 활동(김현, 2013, p. 12)”을 일컫는다. 즉, 디지털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전통적인 인문학의 주제를 계승·확장하려는 간학문적 시도를 의미하는 것이다. 특정 문화를 인문 지식을 바탕으로 해석하고 관광 콘텐츠로서 재구성하여 종국에는 VR 기술로의 구현이 필요한 일종의 ‘창작 활동’이라는 점에서, VR 관광 협력은 디지털 인문학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판단 하에, 본고 역시 ‘디지털 인문학적 관점에 근거한 관광 콘텐츠 제안’을 주요 내용으로 설정하였다. 기존에 주로 연구 및 교육의 차원에서 다뤄지던 디지털 인문학을 한-아세안 VR 관광 협력에 접목시키고자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한-아세안의 공동 목표와 비전은 단순한 정치·경제적 협력을 넘어선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한-아세안의 협력 비전에는 ‘사람을 위한 사회, 문화 파트너십 강화’가 명시되어 있으며, 문화에 대한 상호이해 및 유대, 교류를 중시하는 등 일반적인 경제 이익이 아닌 ‘사람 중심의 사고’를 통한 상생번영을 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아세안이 중시하는 ‘사람·포용’ 등의 가치와 ‘여유로움과 느림의 미덕’은 인간에 대해 탐구하는 인문학의 정의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디지털 인문학을 한-아세안 협력에 도입하기에 친화적인 환경이 이미 조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변화한 여행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형식보다도 내용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는 관광 상품의 개발은 모든 국가의 당면 과제가 되었다. 한양대관광연구소와 한국관광학회 (2020)는 코로나19로 변화된 중장기적 여행 행태로 ‘여행 가치의 전환’을 예상했는데, 이는 과시적 혹은 저렴한 관광보다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고 지역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관광의 선호를 의미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관광객들은 ‘여행이 주는 가치(효용)’를 ‘안전한 곳을 떠나는 위험(비용)’과 비교해 여행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즉, 여행자들이 상품 자체가 아닌 가치를 구매할 것이므로 고객의 정서를 자극해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광 상품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곽서희, 2020). 따라서 VR의 강점인 ‘새로운 경험의 기회와 높은 몰입도’가 인문학적 의미를 가지는 문화 공간의 구현과 어우러질 때, 관광객의 정서 가치를 효과적으로 자극하는 실효성 있는 협력안이 도출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림1. ‘BAYANI’ 게임의 캐릭터 소개> 
<그림2. 방탄소년단의 ‘Idol’ 뮤직비디오>

마지막으로 디지털 인문학적 관점에서 해석된 양국 문화는 다양한 매체와 결합해 무한한 확장성을 지니게 된다. 정부 산하 ‘인문사회 학술진흥 장기비전 수립 추진위원회’는 2010년 디지털 인문학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할 당시, 경제적 측면에서의 인문학의 활용성을 강조하며 “디지털화를 통해 인문사회분야 학술연구성과를 교육·문화산업에 활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적, 경제적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실제 호세 리잘 등 역사적 인물을 재현한 필리핀의 ‘BAYANI’ 게임, 그리스로마신화를 현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하여 성공을 거둔 웹툰 ‘로 어 올림푸스’, 한국의 고궁과 탈춤, 한복 등 고유한 문화가 드러나는 아이돌 방탄소년단의 ‘Idol’ 뮤직비디오 등은 창작된 디지털 인문학 콘텐츠가 여러 매체와 결합해 다방면에서의 수요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이다.

그러나 디지털 인문학의 해석과 적용에 대해 상이한 관점이 존재하고 용어의 역사 자체가 길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디지털 인문학 관점에서 VR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이견이 존재할 수 있다. 이에 본고의 다음 장에서는 인문학의 여러 주제 중, 포괄적 의미의 ‘공간’에 초점을 맞추어 디지털화를 제안하고자 한다. 기존에 근대적 의미의 국가나 민족 ‘경계 짓기’에 주로 동원되었던 공간 개념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서, 최근 공간이 담은 문화적 기능을 새롭게 탐색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문영, 2017). 이러한 공간에 대한 학문적 재발견은 방문한 공간에서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관광 트렌드와 맞닿아 있으며, 기존의 국가적, 문화적, 가상-현실 간의 물리적 경계를 뛰어넘는 시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VR을 매개로 한 가상의 문화 공간의 창출이 가지는 의의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문화적 요소를 부각시켜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디지털 공간의 구현을 인문학의 새로운 ‘공간’ 개념과 상호보완적 관계에 두고 논의를 진행할 때, 우리는 비로소 언택트 관광이 지니는 차별화된 가치에 대해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1. VR 관광 문화 콘텐츠 제안

 

이번 장에서는 문화관광의 대상이 되는 ‘공간’의 VR 구현 전략을 ‘지역적/국가적 공간 유형’과 ‘초국가적 공간 유형’으로 구분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한국과 아세안 10개국의 역사적 공간을 디지털화한 실감 서비스는 접근성을 내세워 기존 여행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공시적·통시적 측면에서 한-아세안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다. 이와 같이 VR을 통해 새로운 문화 공간을 창출하는 것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 및 언택트 시대의 방향성뿐만 아니라, 상술한 인문학의 새로운 ‘공간’ 개념과도 부합한다.

 

4.1. 지역적/국가적 공간 유형

각각의 개성을 고려해 지역/국가 단위의 문화를 VR 기술로 콘텐츠화하는 것은 해당 유형의 관광을 체험할 한-아세안 국민들이 이국적인 문화와 역사 공간에 들어섬으로써 보다 흥미롭고 깊이 있는 경험을 할 기회를 제공한다.

 

(1)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여행

캄보디아의 유명 관광명소인 앙코르와트는 크메르 제국 시대 힌두교와 불교가 공존해오며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팸플릿과 현장 가이드 설명을 통해 전달·수용할 수 있는 정보의 한계를 고려할 때, VR 관광은 관광객이 주체적으로 정보를 발견하는 능동적인 여행이 될 수 있다. 2006년 한국에서 이미 3D 입체 실사 촬영과 입체 CG를 사용해 앙코르와트와 앙코르 톰을 디지털로 구현한 바 있어 기술적 기반은 충분히 갖추어진 상태이다. VR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앙코르와트를 둘러싼 역사적인 사건들을 경험하고 그래픽과 소리를 이용한 가상의 요소를 합성하여 몰입도를 높이는 구성은, 중첩된 종교적 특징 및 역사를 가진 해당 공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특히 곳곳에 배치된 선조신 나가, 회랑 벽면에 있는 힌두 신화 ‘우유바다 휘젓기’ 속 신과 아수라의 치열한 대결 모습, 벽면과 기둥에 새겨진 압사라 여신의 우아한 춤 동작들을 VR을 통해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관광객들이 현장에서는 얻기 어려운 시각적인 정보를 제공받는 동시에 신화 속 존재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그 자체로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가 될 것이다.

 

(2) 인도네시아 힌두교 여행

인도네시아는 사회문화적 다양성과 광대한 영토를 자랑하는 나라이다. 이러한 국가의 VR 구현은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하나의 주제를 집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효용성이 뛰어나다. 가령 전근대부터 현대 발리까지의 연속성을 가진 ‘인도네시아 힌두교’의 테마 여행은 자카르타의 국립박물관부터 족자카르타의 프람바난 사원, 동북부 발리의 브사끼 사원, 남부 발리의 울루 와뚜 사원까지 기존에 단기간에 소화하기 어려웠던 일정을 VR로 엮어 연속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 고대 힌두 국가들의 문화적 특성과 인도네시아 역사의 일부를 통시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휴양지 이미지에 가려졌던 발리의 힌두문화를 재조명할 수 있다. 나아가 테마별 문화 공간끼리의 연결을 강화함으로써 관광객들이 일관성 있게 타국의 역사와 생활 문화를 경험하도록 해 교육적 효과를 높일 것이다.

 

(3) 서울 시간여행

통시적인 관점에서 과거 서울을 체험하는 것은 서울의 발전이 가지는 역사적 상징성을 고려할 때 중요하다. 서울은 한-아세안이 주목하는 ‘메콩강의 기적’의 롤모델인 ‘한강의 기적’을 이룬 곳이므로, 서울의 변화상을 재현하는 일은 한-아세안의 공동번영의 측면에서 의미있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VR 기술을 활용한다면 일제강점기 경성의 모습부터, 단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루고 세계도시로 발돋움한 서울의 모습을 연속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이미 서울 종로의 1910년대를 VR 기술로 구현한 기술적 선례가 존재하며, ‘런던박물관의 거리박물관(Street Museum)’은 증강현실 기술과 GPS를 이용해 현재와 과거의 런던 거리를 시각적으로 교차한 콘텐츠를 제공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미 과거 체험 콘텐츠로 활용되던 전통 건축물과 박물관, 골목길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최근 인기를 끄는 한복과 개화기 의복, 옛날 교복 대여 등의 보조적인 수단을 더해 VR 서울 탐방에 더욱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4.2. 초국가적 공간 유형

국가들이 공유하는 ‘유사성’을 중심으로 문화를 하나의 범주로 재구성하는 것은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면서, 특정한 테마 하에 일관성 있는 공간들을 배열해 초국가적 차원의 ‘테마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한-아세안 간의 역사적 이해도와 친밀도를 강화시켜 양측 협력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아세안이 내세우는 ‘하나의 아세안’ 기조에도 부합하여 역내 협력 증진의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1) 한-아세안이 공유하는 독립운동의 기억 체험

‘2019 개발협력의 날 기념식’에서 한국 정부는 한국과 아세안이 식민지배와 빈곤을 극복하고 평화와 번영의 동반자임을 표명한 바 있다. 따라서 식민지배기라는 역사적 접점을 바탕으로 제작한 디지털 콘텐츠를 매개로 한-아세안 국민들은 식민지배의 경험과 기억을 공유함으로써 심리적인 거리감을 좁힐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공간은 3P 중 하나인 ‘평화’, 나아가 ‘안보 증진’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협력의 장이 된다. 이를 위해 식민지 시대의 아픔과 독립의 노력 과정이 담긴 각국의 전쟁 박물관부터 한국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필리핀 산티아고 요새, 베트남 호아로 수용소와 같이 유사한 맥락을 지니는 공간들을 하나로 엮어 VR로 구현할 수 있다.

 

(2) 한-베트남이 공유하는 유교문화 체험

한국과 베트남은 한자 문화권, 높은 교육열 등 많은 문화를 공유하는데, 이러한 문화적 유사성의 기저에는 유교가 있다 (한재훈, 2020). 양국의 유교는 세대를 거듭하며 사람들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쳐왔기에 더욱 중요하다. 한국과 베트남이 공유하는 유교 문화는 하노이 탕롱 문묘, 안동 도산서원 등 여러 건축물과 문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2015년 안동시 하회마을에 있는 ‘옥연정사’가 360도 입체 가상현실 헤드셋인 HMD용 VR 기어를 통해 가상현실로 제작된 선례가 있다. 유교문화를 잘 보존한 하회마을의 고택 옥연정사에 담긴 역사, 인물, 스토리 등을 대중들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VR로 구현했으며, 이를 교육 자료로 활용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유교문화가 담긴 두 나라의 역사적 공간들을 동시에 방문하며 유사한 문화를 비교·분석하고, 궁극적으로 문화적 공통점을 공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호 문화 이해 및 관계 증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 아세안의 인형극 체험

아세안의 ‘인형극’은 각각 상이한 역사와 특수성을 지닌 10개국을 ‘아세안’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어주는, 사회·문화적 가치가 큰 무형 문화이다. 실제로 아세안은 ‘다양성 속의 통일’, 즉 ‘하나의 아세안’이라는 정체성 구축을 위해 ‘아세안 인형극 교류(ASEAN Puppets Exchange, APX’ 사업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ASEAN, 2015). 이러한 기조와의 연속성을 고려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의 와양, 베트남의 수상 인형극, 미얀마의 꼭두각시 인형극 등을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구성하는 것은 다채로운 동남아 문화를 비교·감상하는 체험을 제공하면서, 아세안 역내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한국 역시 아세안의 지지를 바탕으로 국내 스타트업과 통신사들을 위주로 콘서트, 뮤지컬, 연극 등에 시도되어 온 VR 공연 관련 기술들을 발전시켜 보다 과감하게 시험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홍윤정, 2020).

극에 사용되는 인형을 제작하는 장인들의 기술은 단순히 기계적인 노동이 아닌 자국 전통에 대한 자부심 및 전승 의지에서 비롯된 하나의 ‘예술’이다. 다양한 센서를 유기적으로 활용해 장인들의 인형 제작 기술을 최소 의미 단위 작업으로 기록하고, VR/AR 기반의 작업도구 햅틱 렌더링 기술을 적용해 가상으로 오버레이된 모범 동작을 따라하는 실습을 수행하는 형식(한국전자통신연구원, 2017, p. 2)으로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관광객들로 하여금 ‘아세안의 정신’을 체험하고 전승 위기에 놓인 전통 공예에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형들의 독특한 움직임과 전통 악기들의 합주, 흥미로운 서사를 지니는 아세안의 인형극을 3D VR로 경험하면서 관객들은 무대와 관람석 사이의 벽을 넘어선 현장감과 입체감을 경험할 수 있다.

 

<그림3. 아세안 역내협력 증진을 위한 인형극 교류>

 

  1. 결론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여행업계와 항공업계, 공연과 전시 중심의 문화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으며, 특히 사람의 이동이 기반이 되는 관광업은 진퇴양난의 위기에 봉착했다. 이에 본고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아세안 디지털 협력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VR을 이용한 문화관광 콘텐츠 제작 협력을 다루었고, 이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될 VR 관광의 발전 방향을 제언하고자 하였다. 최근 여행업계 일각에서 지금의 비대면 소비문화를 전략화해 ‘랜선 여행’ 및 ‘온라인 체험’을 내세우며 새로운 관광 문화를 선도하는 모습은, VR 관광이 언택트 시대의 새로운 관광 유형으로 서서히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VR 문화관광에 관한 본론에서의 제안은 문화 체험이 사람들의 여행 목적을 완전히 대표할 수 없다는 한계를 내포한다. 또한, VR 관광이 기존 대면 여행만큼의 수요를 창출하며 하나의 콘텐츠로서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것은 현재까지 하나의 가능성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의 여행 수요 충족 수단이 다변화되고 있으며, 여행의 형식보다도 내용을 통한 의미와 가치의 발견이 중요해짐은 분명하다. 언택트로의 패러다임 전환 속 실제 여행이 어려워진 현 상황에서 사람들은 이제 다양한 형태로 여행의 욕구를 해소하고 있으며, 그 예로 한국, 대만, 일본 등지에서 떠오르는 여행 상품인 ‘관광 비행’을 들 수 있다. 이 상품의 흥행은 여행이 현지에서 직접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이국적인 문화를 즐길 수 있다면 이색 여행에 대한 수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한다.

본고는 디지털 인문학 관점에서 ‘공간’에 대한 재발견과 의미 탐색에 대한 논의를 포함한다. 이를 토대로 구성된 VR 문화관광을 통해 사람들은 세계를 보는 시야를 확장시켜 체험하는 공간에 대한 이해를 보다 심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추가적으로, 한-아세안에서 상대적으로 연구가 미진한 디지털 인문학 영역을 확장하고, 양측이 주목해온 문화유산 디지털화를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VR 문화관광은 한-아세안의 기술과 풍부한 문화의 결합, 나아가 공동 제작의 과정과 그 결과물까지를 의미하기에 ‘지속가능한 협력’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상호 문화 및 역사에 관한 이해는 경제 및 정치안보 협력의 기반이 되기에, 가시적인 경제적 성과나 안보 현안에 매몰되지 않고 사회문화적 연계성을 강화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코로나19로 마주하게 된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한-아세안은 디지털 협력을 통해 물리적인 국경을 초월한 동반자로서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다. 궁극적으로 한-아세안이 ‘디지털 인문학 관점’에 기반한 VR 관광 협력을 추진함으로써 발전적인 파트너십을 지속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세계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관광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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